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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정을 소비하지 않기로 한 결심
살다 보면 누군가의 태도 하나에 마음이 스치고, 그 스침이 생각보다 깊게 파고들 때가 있다.
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.
순간 서운함이 올라왔고, 예전 같으면 그 감정을 설명하고 싶었을 것이다.
‘이런 점이 마음이 아팠다’고 솔직하게 말하고, 서로 이해해보려 애썼을 테지만—이번엔 다르게 했다.
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. 속으로는 이미 수없이 되뇌었던 말들이지만, 꺼내봤자 바뀌지 않을 걸 안다.
백 번 말해도, 상대가 스스로 돌아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.
그리고 그런 대화 후엔, 결국 나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되고, 서로 어색한 위로와 이해로 끝맺게 된다.
이번엔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. 서운했던 감정도, 그 상황도.
그 사람이 내게 어떻게 했는지가 전부이고, 그 행동은 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했다.
내가 더 설명하지 않고, 굳이 감정을 다시 꺼내지 않기로 한 건, 내 감정까지 깎아내려가며 납득시키고 싶은 마음을 이제는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.
나이 들어가며 자주 느낀다. 누군가가 화났을 때 보여주는 태도가 그 사람의 품격이고, 인성이고, 깊이다.
나 역시 감정이 동할 때 더더욱 신중하고 부드럽게 말하고 싶다.
따지기보다는, 덤덤히 바라보고,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것. 그렇게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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